잠실 17억~16억대 매물 출현 전망
정부가 15억원 초과 주택의 담보대출을 허용하고,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조정하는 완화책을 발표했지만 하락장은 더 심화된 모습이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 완화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 28일 헬리오시티 505동 전용 84㎡ 매물은 17억9900만원으로 18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최고가(23억8000만원)보다 6억원 가량 내린 것이다.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사는 "최고급 매물 가격이 떨어진 만큼 이것(매물) 보다 낮은 급의 위치, 타입, 층 매물은 당연히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16억대까지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 국민평형의 18억원 벽이 깨지면서 인근 잠실 지역 아파트 매매가의 추가 하락도 예고된 상황이다. 현재 레이크팰리스, 트리지움 등 84㎡형 매매가는 18억원 선에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헬리오시티에서 선이 깨지면서 급속히 동반 하락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잠실지역에서 첫 19억 붕괴 매물이 나온 시점은 지난 5일이었다. 이후 잠실 지역 아파트가격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현재는 18억원대가 평균 매매가로 고정된 모습이다. 이 같은 하락 조정은 2주만에 이뤄졌다.
같은 날 강동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 전용 84㎡는 최근 매매가 14억8000만원에서 13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직전 매매가인 14억8000만원도 최고가 대비 5억원 급감한 하락 거래로 단지 내에서는 '아파트 가격을 떨어트리는 매도자를 색출해야한다'는 반발까지 나온 가격인데 여기서 1억3000만원이 더 떨어진 것이다.
규제 완화에도 급매 거래가 이어지는 것은 금리 인상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그대로 유지한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만 이뤄진 탓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LTV를 다소 완화하더라고 DSR 규제가 여전히 있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7%에 육박해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규제 완화 시점에 대한 아쉬움을 내놓기도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연구위원은 "15억 초과 아파트에도 LTV 50%를 일괄 적용한다는 것은 파격적이다. 부동산 규제의 정상화를 보여주는 상징성이 큰 사안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다만 정부가 초기부터 이전 정부에서 강화한 규제를 완화하고 정상화를 추진했다면 부동산 시장이 지금처럼 얼어붙진 않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매매가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상단이 모두 7%를 넘어선 상황에 최근 채권시장의 불안으로 금융채 금리가 크게 오르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세 차례 연속 단행한 데 이어 다음 달 초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도 다음 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재차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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