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9 | 29
23.3℃
코스피 2,649.78 21.79(-0.82%)
코스닥 774.49 4.69(-0.6%)
USD$ 1,329.7 1.3
EUR€ 1,486.0 7.3
JPY¥ 917.3 -0.7
CNH¥ 189.4 -0.1
BTC 86,503,000 12,000(-0.01%)
ETH 3,493,000 23,000(-0.65%)
XRP 824.8 30.1(3.79%)
BCH 459,500 2,550(-0.55%)
EOS 700.7 4.9(-0.69%)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수주 줄어도 괜찮다지만…중국 약진에 위축되는 한국 조선

  • 송고 2024.09.01 06:00 | 수정 2024.09.01 06:00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 [제공=각사]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 [제공=각사]

선별수주 전략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주실적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선박가격이 더 오르면서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4년치에 가까운 일감을 확보한 만큼 당장은 수주보다 약속한 납기에 맞춰 우수한 품질의 선박을 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 벌크선, 유조선 수주에 한정됐던 중국 조선업계가 대형 컨테이너선에 이어 LNG선까지 시장을 넓히면서 '조선 강국'을 자부하는 한국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선별수주에도 작년보다 호실적…선가 더 올랐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3559만CGT 규모의 선박 1234척이 발주됐다.


전년동기(2916만CGT·1302척)에 비해 척수는 감소했으나 CGT 기준으로는 22.1% 증가하며 지난 2021년 1~7월(3877만CGT·1513척) 이후 가장 많았다.


한국 조선업계는 811만CGT(176척)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별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691만CGT·153척) 대비 척수와 CGT 모두 증가하며 올해도 견조한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00만CGT를 웃돌았던 2021년과 2022년에 비하면 올해 수주실적이 크게 감소한 수준이긴 하나 업계에서는 '양보다 질'을 강조하며 수익성 높은 계약이 아니면 수주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 빅3'는 선별수주 전략을 지속하며 선박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NG선(17만4000㎥)의 최근 선박가격은 2억6400만달러로 2020년(1억8600만달러) 대비 41.9% 상승했으며 9만1000㎥급 초대형가스선(VLGC)는 7100만달러에서 1억2000만달러로 69% 급등했다.


같은 기간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2억6850만달러)은 89.1%, 32만DWT급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억3000만달러)은 52%, 18만DW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7650만달러)은 64.5% 올랐다.


클락슨 선가지수는 187.9로 글로벌 호황기였던 2008년 9월(190.2)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4년 전인 2020년 7월 선가지수는 126.7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조선 시장은 선사들이 경쟁적으로 발주에 나서면서 조선소들의 일감이 빠른 속도로 채워졌다"며 "향후 3.5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조선소들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선사를 골라 수주하는 '빌더스 마켓(Builder's Market)'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한국 조선 부활 이끈 LNG선, 카타르 이후는


한국 조선업계의 실적개선은 LNG선이 주도했다. 지난 2022년 전세계적으로 170척의 LNG선이 발주됐으며 한국은 이 중 119척을 쓸어담았다.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의 2차 LNG 프로젝트는 한국 조선업계의 재도약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HD한국조선해양(17척), 삼성중공업(15척), 한화오션(12)에 발주한 LNG선만 해도 총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LPG선을 포함한 가스선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한 선박은 글로벌 발주량의 71%(CGT 기준)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LNG선 수주행진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타르에너지가 'Q-Max'로 불리는 27만㎥급 선박의 한국 발주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2차 LNG 프로젝트는 종료됐고 한국 조선업계는 Q-Max 수주를 고사해왔다.


Q-Max는 선박 폭이 54m로 도크 폭이 100m가 되지 않는 한국 조선소에서는 2척씩 병렬로 건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선형(폭 46m)의 LNG선 병렬건조에 최적화된 한국 조선소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고사한 Q-Max 수주는 중국 조선업계에 기회가 돌아갔다.


후동중화조선은 올해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18척의 Q-Max 전량을 수주했다. 척당 선박가격은 일반적인 선형의 LNG선(2억6400만달러)보다 높은 3억1000만달러로 총 계약금액이 55억8000만달러(한화 약 7조6825억원)에 달한다.


카타르는 오는 2030년 연간 액화천연가스 생산량을 1억420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카타르에너지는 한 번에 더 많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선박 발주를 원하고 있다.


후동중화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가스텍 2023'에서 자체개발한 Q-Max 선형을 공개하며 과거 한국 조선소들만 건조했던 Q-Max 시장 진출 의지를 보였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 생산량 확대와 LNG선 시장 확대를 원하는 후동중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대규모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2022년에도 중국은 한국이 소화하지 못한 LNG선을 수주하며 수혜를 누린 바 있다. 이전까지 중국에서는 후동중화만 LNG선을 수주하고 건조한 이력이 있었으나 연간 170척이라는 기록적인 발주가 이뤄지면서 다롄조선, 양즈장조선, 장난조선소, CMHI-장수 등 새로운 중국 조선소들이 LNG선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66척, 올해 상반기 58척 등 2년 반에 불과한 기간 300척에 육박하는 LNG선이 발주되면서 향후 시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클락슨에 따르면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1600만㎥ 안팎의 기록적인 신조선 물량이 인도되며 2027년에도 1300만㎥ 규모의 선박이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박사는 "기록적인 신조선 인도는 연간 두자릿수의 선복량 증가를 일으키고 시황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단기적 시황 하락이 예상된다"며 "최근 수년간 개발이 진행된 LNG 광구와 설비들에서 곧 생산을 개시하고 노후선은 FSRU 등으로 개조하거나 폐선을 통한 수급조절 여지도 충분해 중장기적인 시황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6만6000CBM급 LNG선 '모자 카타르가스'호 [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6만6000CBM급 LNG선 '모자 카타르가스'호 [제공=삼성중공업]

4분의 1과 3분의 2


LNG선 시장의 침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하나 카타르발 대규모 호재가 지나간 만큼 한국 조선업계는 다른 선종에서도 수주 확대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벌크선에 이어 유조선, 컨테이너선까지 시장을 장악한 중국 조선업계가 LNG선을 비롯한 가스선 시장에서도 진출폭을 확대하고 있어 '조선 강국'을 자부하는 한국 조선업계의 위상은 이전보다 크게 축소된 모습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7월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국은 2254만CGT(823척)를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이 전체 선박시장의 4분의 1도 차지하지 못한 반면 중국은 거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물량을 휩쓸었다.


2분기 수주실적만 비교할 경우 한국은 중국에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4월 11%(85만CGT·22척)에 그친 한국은 5월 8%(22만CGT·4척)로 한자릿수까지 떨어졌으며 6월에는 16%(142만CGT·34척)로 다소 반등했다.


이를 포함한 2분기 수주비중은 한국이 12.8%(249만CGT·60척)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76%(1474만CGT·468척)를 차지하며 글로벌 조선 시장을 주도했다.


중국이 Q-Max와 대형 컨테이너선을 모두 가져가면서 2분기 수주실적도 한국에 비해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Q-Max는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한국 조선업계가 고사한 덕에 중국이 수혜를 입었다고 할 수 있으나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만2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총 66척이 발주됐는데 이들 선박은 모두 중국 조선소로 향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은 가스선 뿐 아니라 대형선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한국에 일감을 내줘야만 했다. 벌크선 시장에서는 케이프사이즈(18만DWT급)보다 두 배 이상 큰 발레막스(40만DWT급) 건조에 도전했다가 납기를 1년 이상 지연시키기도 했고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2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 건조에 도전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이 대형화될수록 모든 부분에서 선급이 요구하는 강도를 맞출 수 있도록 설계가 이뤄져야 하는데 중국은 그런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당시 수익성 없다고 벌크선을 외면하던 한국 조선사들이 발레막스를 건조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뿐 아니라 Q-Max 건조까지 나선 중국의 기술력은 상당 부분 한국을 쫓아왔으며 글로벌 선사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지난 6월 그리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행사에서 한 그리스 선사는 "일부 선박의 경우 중국이 한국보다 품질이 더 좋은 경우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 조선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였던 만큼 인사성 발언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으나 인사말로라도 이렇게 언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현재 중국 조선업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


10년전 구조조정으로 베테랑 인력들이 대거 이탈한 후 현재 외국인 근로자로 조선소를 채운 한국 조선소의 선박 품질이 이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양종서 박사는 "지금도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으려면 멀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가스선은 전체 선박시장의 일부에 불과한 만큼 구조조정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고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10년 후 한국 조선업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649.78 21.79(-0.82)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9.29 18:27

86,503,000

▼ 12,000 (0.01%)

빗썸

09.29 18:27

86,471,000

▼ 61,000 (0.07%)

코빗

09.29 18:27

86,531,000

▲ 10,000 (0.01%)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