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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걸그룹 삼국지

  • 송고 2023.06.12 06:00 | 수정 2023.06.12 06:00
  • EBN 관리자 (gddjrh2@naver.com)

김작가ⓒ

김작가ⓒ

주 단위로 이슈가 바뀌는 현재의 대중음악계지만 2023년은 4세대 걸그룹이 주도하는 부동의 한 해가 될 것 같다.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트와이스, 블랙핑크, 레드벨벳의 시대에 이어 4세대 걸그룹도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의 3강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트브레’ 이후, ‘뉴아르’가 정착한 것이다. 흥행과 화제성 모두 다른 그룹이나 가수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트브레 시대를 주도했던 기존 3대 기획사, 즉 SM, JYP, YG 소속 그룹이 없다는 게 우선 흥미롭다. 걸 그룹 시장에서 3사가 주춤하는 사이, 그 자리를 차지한 건 하이브와 스타쉽이다.


특히 하이브는 뉴진스와 르세라핌을 각각 다른 레이블을 통해 비슷한 시기 데뷔시켰고, 둘 다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놀랐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역사상 유래없는 일이다. 그만큼 시총 1위이자 세계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영향력을 끼치는 엔터 기업다운 힘을 보여준다.


아이브를 대성공시킨 스타쉽도 놀랍다. 씨스타 이후 제대로 된 걸그룹을 내놓지 못했던 이 회사는 장원영, 안유진 투톱을 내세운 아이브를 단숨에 걸그룹 3대장 한 자리에 앉혔다. 스타쉽의 모기업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아이유의 회사인 이담, 최근 인수한 SM에 더하여 스타쉽을 포트폴리오에 얹어 향후 예정된 IPO에서 즐겁게 계산기를 두드릴 전망이다.


뉴아르는 엔터기업의 지형도만 바꾼 게 아니다. 아이돌 산업, 아니 음악 산업이 전체적으로 대중지향에서 팬덤지향으로 변화하면서 가수들의 소통 방식도 바뀌고 있다. 예능에 출연하는 대신 유튜브 자체 콘텐츠를 제작한다. 미디어를 상대로하는 쇼케이스나 영양가 없는 팬미팅 대신 팝업 스토어를 개최, 직접 팬들과 접촉하지 않고도 충분한 효과와 만족도를 얻어내고 있다.


르세라핌은 지난 1일 발매된 <Unforgiven>의 발매 약 일주일 전 성수동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앨범 사전 청취 기회는 물론, 관련 굿즈와 F&B까지 즐길 수 있는 이 행사는 개최 당일부터 인파가 몰렸다. 기존 팬사인회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반면, 팝업은 멤버들이 직접 참여하지 않고도 팬들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말은 또한, 아이돌 그룹이 개별 멤버와 음악등으로 소비되는 ‘컨텐츠’에서 팀의 이미지가 소비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뉴진스가 이를 강력히 증명한다. 지난 7월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의 중심을 차지한 그들은 브랜드 평판에서도 꾸준히 1위를 차지해왔다. 이를 보여주듯 분야를 막론하고 각종 CF및 엠버서더 활동을 해왔다.


이 중 눈에 띄었던 몇 가지 기획이 있다. 하나는 LG의 노트북인 그램. 연예인이 찍는 광고는 일반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를 판매하는 행위다. 그 이미지를 제품에 동기화시킴으로서 대중의 시선을 이끌고 제품의 이미지 또한 결정되곤 한다. 따라서 너무 많은 CF는 이미지 소모를 가중시킴으로서 해당 연예인의 수명을 갉아먹기도 한다.


헌데, 뉴진스의 이 광고는 연예인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와 멘트를 취하는, 일반적인 상황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뉴진스의 앨범 커버와 뮤직 비디오를 통해 또 하나의 멤버처럼 여겨진 마스코트, 토끼(Tokki)를 노트북 커버에 새겨 넣은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홍보와 마케팅에 있어서 낮은 평가를 받아온 LG답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 결과, 그램 뉴진스 에디션은 애플 신제품급의 관심을 보였다. 순식간에 완판됐다. 리셀시장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멤버들의 사진이 아니라 캐릭터를 활용한 이 기획은 또 한 번 이어졌다. 맥도날드와 광고 계약을 체결하면서 종이컵과 감자튀김 포장지에 맥도날드 로고 대신 토끼가 등장했다. 맥도날드 로고가 브랜드 세계에서 차지하는 상징과 가치를 생각한다면 대단한 파격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뉴진스는 신곡 ‘Zero’를 발표했다. 코카콜라 제로 슈거와의 콜라보로 나온 CM송이다. 가수가 CM송을 부른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행위지만, 이것이 음원으로 출시되는 경우는 없다. CM송이 하나의 ‘밈’이 될 때는 있어도 상품성있는 콘텐츠로 여겨지지는 않으니까. 가수 입장에서도 홍보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일종의 가욋돈처럼 여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뉴진스는 기존 프로듀서들과 함께 이 노래를 제작, 발매했다. 뮤직 비디오를 제외하고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지만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런 일련의 기획들은 2020년대의 화두인 아티스트와 기업의 콜라보를 한단계 격상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잘 기획된, 능력있는 아이돌이 소모성 컨텐츠를 넘어 그 자체로 강력한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아이브가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지만, 오히려 아이브는 전통적인 걸그룹의 전략과 클리쉐를 극대화시킨다. 장원영과 안유진을 투탑으로 내세워 인기를 견인한다.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요소들을 조합하여 ‘훅’이 있는 노래를 내세운다. 스토리텔링보다는 멤버들의 매력을 부각하는 뮤직 비디오로 시선을 끈다. 케이팝, 아니 한국 대중음악의 특징 중 하나인 ‘있는 힘껏 쥐어짜 부르는 고음 파트’를 회피하지 않는다.


뉴진스가 ‘얼터너티브 케이팝’이라 여겨질만큼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움을 내세우며 센세이션을 일으킬 때, 아이브는 케이팝 성공의 방정식을 극대화하며 입지를 확보했다.


컨셉과 스타일의 차이는 있었으되, 이전 세대와의 확실한 차별성을 내세우기 힘들었던 3세대와 달리 뉴아르의 시대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은 케이팝 시장이 여전히 진화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걸그룹 신3대장의 시대를 의미있게 지켜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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